1999년인지 2000년인지는 잘 기억안납니다만.
그 무렵인 것 같아요.
반찬없이 밥과 마늘절임을 여러 개 먹고 아파서 병원에 가고 내시경검사를 하고..
급성위염진단을 받았습니다.
약만 한달간 먹으면 된다는 의사의 조언보단
약잘먹어도 짜장면같은거 먹으면 다시 재발한다면서 음식을 조심해야한다는 약사의 조언에 왠지 따르고 싶더라구요.
(돌이켜보면 그 약사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보름만에 위염이 낫지도 않았을것이며, 채식의 치유성을 알지못하고 베지투스도 알지못했을것입니다.
감사드려요)
아픈 몸을 이끌고 서점가서 일본 요리책을 샀습니다.
몸도 아픈데 뭐, 요리책그대로 따라하기 쉽나요.
나름대로 =간단=하게 -위보호하는 음식만들고 먹기- 방법을 발견했지요.
그것은
1 채소먹기
2삶아서 먹기
였습니다.
어머니고생도 안 시키고 편한 것 같았어요.
그당시는 먹고사는 문제보다 철학적인 인생의 의미만 찾던 내가
좀 변화할 필요가 있을거 같아서 나도 다른 이들처럼 맛 집 기행을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하던 차였습니다.
그래서 채소를 좋아하지도 않고 먹어본 기억도 거의 없는 제겐
간도 안한 양배추가 숙제처럼 느껴지고 생경했죠.
그런데 아.이런 세상에 !
며칠 만에 몸이 힘이 부쩍 나는거에요.
물론 위는 낫진않았지만요.
한 달 만에 기력이 20대 초반으로 돌아갔구요.
그야말로 매일밤 소파라도 들지않으면 몸이 쑤실정도로 기운이 뻗쳤습니다.
그 때 운동을 햇더라면 지금 몸매가 이뻤을텐데..아쉽죠.
더 중요한것은 맛 집 기행 생각도 떠나갈 정도로 삶이 의욕적으로 보였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평범한 이야기죠?)
22살에 급성간염을 앓은 후 위장이 좀 나빠진듯한 느낌을 가졌던 저는
이 기회에 위장을 다스려보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왕이면 세상 누구보다 튼튼한 위장. 몸을 갖고 싶다는 열망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요.
전 몸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신기하게
어릴때부터 그랬거든요.
남과 비교하는건 아니구요.
운동을 통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많고
몸의 모든 기능이 최상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두 번의 뇌수술을 하셨는데요.
그래서 누워계시는 날이 서있는 날보다 많았죠.
한창 뛰어다닐 나이에
어머니머리 울릴까봐 발자욱소리도 못내고 다녔어요.
전 한참뒤에야,
영화배우고은아의 얼굴과 재클린케네디의 분위기를 닮은어머니가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고 머리에 머플러같은 걸 쓰고 다닌게
멋때문이 아니었던 걸 알게되었답니다.
아빠가게언니들이 우리식사를 챙겨주던기억. 아줌마가 -니가 엄마를 돌봐야해-라고 했던 기억.
이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남는게 전 왠지 속상합니다.
(건강한 몸일 때, 건강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것을 전 어릴때부터 몸으로 체득했지요)
아팠던 어머니지만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별미를 만드시고
또 요리솜씨도 좋았어요.
그러나 몸도 약하시고
나이도 드시고 하다보니
반찬이 자연히 부실해졌어요.
삶에 지치고 요리가 귀찮은 표정으로
어머니는
(군대에서 고기를 사먹을정도의 육식가이고 고기없으면 찾는 아버지입맛에 따르기위해)
매끼 식탁은 고기를 휙~올려놓곤 하셨지요.
영양소에 대한 지식을 많이도 말해주시고
콩을 먹어야한다며
항상 도시락을 잡곡밥으로 싸주기도 하셨던 어머니가
(채식하고 나서 큰 변화는 그 먹기 싫던 콩이 맛있어진다는 거에요)
-난 밥이 좋아-라시며
-밥-이 최고다라는 주장과 -김치와 간장-만 있어도된다는 믿음을 보여주곤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대학들어갈 무렵 나는 밑반찬이 뭔지.당근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를정도였어요.
그리고 사실 채식하기전에도 전 소고기도 갈비만 먹는 편이었고 돼지고기도 별로 안 좋아하고 생선과 닭고기.계란은 거의 먹은 적이 없었어요.
생선의 눈을 보면 속이 메슥거리고 또 비린 맛때문에 못 먹었죠.
또 집앞에서 닭을 팔던 가게가 있어서
좁은 우리안에서 꼬꼬댁거리던 닭들소리들으면서 닭고기나 계란을 먹기는 불가능했답니다.
어릴때 불량식품먹지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잘 지키려했기에
떡뽁이나 매점에서의 간식은 거의 안한편이구.
반아이들이 놀랄정도로 소식을 했어요.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채식도 채식이지만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부실한 채식을 할 경우 당장 몸에 큰 무리는 없더라도
위장이 나빠질수도 있고
(고등학교 때 교회주일학교선생님이던 약사분이 창백하다며 비타민을 선물한적도 있습니다)
우울증도 올수 있어요.
대학때도 전라도어머니를 가진 친구집에 가서
밑반찬을 보면 이렇게 사는 집도 있구나 하면서 지나치게 그 어머니의 솜씨를 칭찬
하거나 한 기억이 있네요
(사실 솜씨가 문제가 아니라 그 채소고유의 맛이 좋은건데..)
사실 채소와 과일이 함유한 영양소를 남보다 많이 섭취하지못한건 사실일거에요.
그래서 전 채소를 며칠 먹은것만으로도
몸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체험한거같아요.
또한 원래 기름에 지지고 복는걸 싫어해서
채소를 삶아서 먹은거였는데
그게 나중에 알고 보니 좋은 방법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일단 피로를 모르게 되었어요.
살도 찌지않고.뭣보다도
사람들이 건강해보인다고 이뻐졌다고 많이 그랬죠.
그런데 채식하나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더군요.
그 후로도 인생에 대해 허무감을 느끼고
상처받는게 두려워 사람을 피하고
알러지성 비염으로 항생제를 먹고,
부모와의 불화등으로 스트레스받고 사니까 다시 피로상태로
돌아가더라구요.
그래도 채식하기전보단 나아졌어요.
전 그힘이 뭐 대단한것을 먹어서라기보다 인스턴트를 안 먹었고
(일단 인스턴트빵은 소화가 안되어서 먹을수가 없었고. 의사랑 상담까지 한적이 있어요.치즈.버터를 좋아해서 가지고 다닐정도였거든요)
그동안 결핍되었던채소의 미량원소 영양소를 먹게 된 것도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뭣보다 채식하는게 단순소박하지가 않구나.
고기가 단순한거고 채소는 이렇게 진수성이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안 먹고 살순 없을까할정도로 먹는것에 대한 집착이 없는 편이었는데
먹는것에 대해 처음으로 감사했어요.
(먹는것이 사는 낙의 하나가 될정도로..과식도 늘고)
그리고
위장병이 영양부족으로 올수 있다는걸 배웠기때문에
어릴 때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이
난 누구보다 강한 위장을 가질거야 (신체 다른 부위는 신경 안 쓰고)
라는 오기겸 결심이 저절로 되더라구요.
사실 마늘절임을 그렇게 많이 먹은 것도 반찬이 없어서 짜증났고,
어머니에게 시위라도 하듯 마구 먹은 거였거든요. ㅎㅎ
(어릴 때는 특히 음식은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해요..
그것을 충족시키지못했을 때는 정신적질환도 생긴다고 합니다)
하옇튼 전 좀 급격히 비건채식으로 바꾼 전형적인 예가 될거에요.
그리고 어렵지도 않았어요주위에선 어떻게 그러냐며 의지가 강하다고 하는데.
전 가끔 못먹던 인스턴트를 왕창 먹는 폐단은 있었지만 누구보다 건강해질거라는 동기부여가 강해서 별로 힘들지가 않았어요.
단지 주위에서 특별하게 보는것 (도시락을 생당근이나 김에 밥만 가지고 다니거나 하면 특이하게 보니까요)
이 넘 힘들었답니다.
그런데 마침 건강상담하다가 계란 먹는 것에 대해 지적을 당했는데
(원래 계란을거의 먹지않거든요)
오기로라도 한번 안 먹어보자 하면서
더 무리하게 비건채식을 했죠.
그런데 동기부여도 그런식의 동기부여는
채식이 아니라 고행이 되더라구요.
특히 먹고 나서 기쁘지않아요.
소화도 잘 안되겠죠.
전
채식한 후 특별히 과식하지않는 한 괜찮았지만 분명 어느정도 영향은 있었을거에요.
채식처음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뭔가를 짚어보시고
그것을 고기나 유제품이 아닌 채소로 대체할수 없나 하는것을 지식으로 안 후에
하셔야해요.
안그러면 초기에 어지럽거나 몸이 아프면
채식때문이구나 하고 금방 그만두게 되요..
그리고 금방 완전채식으로 가자.라는 식으로
채식자체를 무슨 게임처럼 경쟁하면 안되요.
몸의 요구를 잘 보세요.
내가 고기먹고 싶은 이유가 뭣때문인지.
단백질부족이면 콩과 견과류를먹고
습관때문이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셔야해요.
그리고
가끔은 먹고 싶으면 드세요.
천천히 하셔야
나중에 갑자기 고기를 막 먹는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없을거에요.
전
이번달만 이렇게 채소만 먹어보자.그러면 위장이 좋아질거야..
하면서 근 3년을 무염식.삶은채소로만 (비건으로)
무식하게 살았지요.
워낙 그전에 식사가 빈약했던지라 이전보다 훨씬 화려한 식사를 하게 됐으니까
전 그래도 좋았는데
견과류와 해로류의 중요성을 몰랐어요.
그래서 호주어학연수에서 시리얼이나 한끼에 채소한두가지 그런거만
먹고 무리하다보니 저혈당이 왔고
(그래서 지식은 중요해요)
한국에 왔어요.
그리고 겁이 나서 가정의학 의사권유로(계란이며 여러가지 골고루안먹어서 그렇다)
다시 잡식을 하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채식이란 개념에 대해 자유로와진 상태에요.
채식또한 인생의 한 방법이지 인생의 목적으로 생각하지않아요.
그리고 채식을 통해서만 위장이.몸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걸 체험했죠.
또 스트레스와 한을 풀려고 하는것도 하나의 스트레스가 돼었어요.
자신보다 채식이 중요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하옇튼 전 채식하고 나서 얼마안있어서
인터넷으로 손영기 한의사의 마이너스클럽을 알게 되었어요.
그역시 좋은 몸좀 만들어보자라는 욕망으로
(이래서 자기를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어야 남에게 봉사도 가능하다는 틱낫한 스님말이 이유가 있는거죠)
유기농식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그건 놀라움이었어요.
그전 까진 그래도 몸에 좋으니까 먹자라는게 컸는데요.
과일, 채소가 맛있다는 걸 생전 처음 느꼈습니다.
과일보면서 채소보면 나도 모르게 전 항상 감사하다고 해요.
매일매일 식사하는 게 기쁘구요.
감사해요.
정말 나가서 노래라도 부르며 덩실춤을 추고 싶을정도에요.
음식을 좋아하게 된게 전 굉장히 큰 의미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그런 유기농채소나 과일을 먹다보면 저처럼 느낄겁니다.
그래서 직접경험이 중요한것 같아요.
감사하라고 가르치는것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것 같아요.
더불어 오래 채식하는 분들, 그중에서도 생명사랑까지 확장된 인식을 가지신 분들
이 대체로 매우 맑은 마음과 몸을 유지한다는 걸 누구나 느끼실 거에요.
실제로 저도 채식한 후로 정신력이 좋아지는걸 느껴요.
선한 쪽으로 가고 싶어하구요.
몸이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한 쪽으로 가나봅니다.
몸이 좋아졌다는
저도
가끔은 아프고, 때로는 의욕과잉이었다가 다시 인생이 허무해지고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하기싫고 때론 너무 안 챙겨먹고 때론 너무 과식을 하고 때로는
어떤 음식이 좋대 하면서 지내왔어요.
그리고 저혈당을 직접 체험하고도 귀찮아서 견과류를 잘 안 먹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뭘 가리기보단
골고루먹으면 된다.음식보다 중요한것은 정신이다 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채식이나 음식이란 단어에 집착하기보단 채식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채식인이라면서 왜 저렇게 화를 잘내?
당신저번에 오징어먹었지? 식물도 아픈데 왜 채식하세요?-
라며 채식을 가지고 싸우는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채식의 방법으로 우리가 좀 더 화목하고 사는 세상이 좀 더 행복해지기 쉬운 조건으로 바뀌는게 좋지않을까요.
그래서 정인봉씨,김승권씨 등의
세심하고솔직한
건강상담과 경험담은 초기채식할 때 위로를 받고
참 도움이 되었어요.
그러나 그냥 경험자에게서 지식을 전달받으면-아,그렇지- 거기서 끝나거든요.
채식을 통해서 여러 모임을 알게 되는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없고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선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참 감사한 존재이죠.
그리고 음식을 통해서 감사하며 생명사랑에 대한 것을 알게 되는것.
또 채식이 아니더라도
관련된
여러분야의 내공이 깊은 분들과의 만남은
그런 지식을 행동으로 이끌수 있어요..
만남은 더욱 풍요롭게 내 삶을 만들수 있는 기회를 얻는거에요.
모든 결단을 요구하는 일이 그렇지만
채식은 혼자하면 정말 힘듭니다.
물건이나 정신이 아니라
특히 몸의 생존과도 결부되는 -음식-이기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알거나 혼자서 하면 눈치보게 되고 불안해하기쉽습니다.
여러 채식모임에 나가서 많이 질문하고 격려받고 그러셔야
기쁨으로 할수 있어요.
채식이 뭔지 알게 되고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채식하는 이성분들을 잘눈여겨보세요.
일반식을 하는 분들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분들이 확률상 더 많을것 같거든요.
&&^^
특히 -채식물결-이란 잡지에도 나왔지만
남자의 경우,정력이나
정자수에도 관련이 많구요.
남성특유의 공격적인 호르몬도 좀 낮춰준다고 합니다.
(남성성이 없어지는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채식하는 남자분들은 대체로 티가 납니다.
저는
위염에 감사한 적이 참 많아요.
여러가지면으로 제 인생을 바꿔놓았거든요.
인생은 허무하단 생각에 빠져있었는데
그것을 며칠간의 채식으로 몇달간의 채식으로
바뀌어졌구요.
그리고 몇년간의 채식으로
화려한 삶을 꿈꾸던 것에서
좀 더 여유있는 삶을 꿈꾸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세속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채식인들중에 많은 듯해요.
그런 좋은 사람들 만난것은 가장 큰 혜택이구요
ㅎㅎ
신념이 강한
그런 분들에 비해 난 그냥 내 직관에 따라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걸 느끼고 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잡식도 했구요.
아직은 채식인이라고 하는 게 쑥스러운 경력5년차 채식인..ㅎㅎ
ps-
한가지 정보를 알려드릴게요
그 때까지 전 끼니를 놓치거나 하면 치즈먹으라는 어떤 정보 (아마도 인터넷이 아닐까하네요..)
를 듣곤 입에 대면 역겹던 치즈를 싸들고 다녔었어요.
서서히 이젠 치즈가 좋아질 무렵이었는데
위염때문에 찾아간
의사가 -치즈가 위에 제일 안 좋은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서른넘어서야 위장은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으니
참 대한민국국민보건교육이 말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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